무엇이 문화와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일인가?

이경화 발행인l승인2015.03.20l수정2015.03.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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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빌바오 시내의 한 조각품

“2015년 3월 18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개최된 UCLG 문화정상회의에 참가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개회식에 참석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문화적 활동이 경제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주의 역할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고 제주도청은 보도했다.

 

또, 원지사는 UCLG 아태지부 회장으로써 도시가 가진 문화적인 요소는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권리임을 강조하며 “자연ㆍ문화ㆍ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를 제주도정의 목표로 삼은 것도 그 문화적인 가치가 도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원지사는 문화로 도시를 재생시킨 빌바오효과를 이끌어내고 『리오 2000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현 빌바오 시장인 이본 아레소(Mr. Ibon Areso)와의 면담자리에서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추진된 생활환경개선ㆍ기반 시설확충ㆍ주민공감대 형성ㆍ중앙정부와의 공조 등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공유했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원지사가 문화와 예술이 제주의 성장 요소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강도시가 예술도시로 변모하는 것은 리모델링 사업이다.

도민의식 변화. 공무원들의 문화수준 향상. 환경 보존을 위해 제주는 리모델링 사업보다 교육 사업이 우선 필요한 시점이다.

▲ 관리가 되지 않은 유토피아로 한 전시관 내부

리카르도의 작품인 카사델아구아가 지켜지지 않는 제주도에서 과연 문화 예술을 지켜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이다.

 

또, 제주 아트센터에 붙은 커다란 글씨의 “자연ㆍ문화ㆍ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라는 것이 왜 거기에 붙여야 하는지 이번 유럽 방문에서 도관계자들이 눈을 뜨고 보고 왔으면 한다.

▲ 100명도 채 안되는 관객이 온 도립오케스트라 공연 중 아트센터 전경

건물 하나도 예술적인 가치로 만들어 놓은 유럽과 제주도는 어디를 가든지 커다란 저 글씨를 볼 수 있으니 글의 뜻과 너무도 상이한 수준이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원도심 재생사업 역시 부수고 새로 하는 것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 아니다. 민간 업체가 원도심에 리모델링 후 미술관이나 레스토랑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공무원들의 안목을 넓히는 것이 가장 시급한 현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도가 진정 할 일이 무엇일까?

 

민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첫째, 최근 민간 도시계획자문위원을 뽑는 공고를 민간이 아닌 교수들이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해 물의를 일으켰듯이 이제껏 해왔던 틀을 바꾸는 것이다. 민간 위원을 뽑는 것을 스펙을 보고 뽑고 , 교수들이 모여 심사를 한다면. 과연 무엇이 달라 질것인가?

제주도에 관심과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발표하게 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 수렴하는 유럽의 자문위원들의 방식을 도입해 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

 

둘째, 도내 미술관이나 아트센터 등 관련시설을 도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미술관은 한번 가면 마는 곳이 아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온가족이 미술관이나 공연을 보러 간다.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히 문화 예술도시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아이들부터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마련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난하고 못 살았던 제주에 문화와 예술을 전해준 것은 유배 온 양반들이었다. 글을 가르치고 시와 그림을 알려 주었던 많은 사람들이 제주는 보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이중섭이 살다간 서귀포가 예술인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예술인이 서귀포에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자연스럽게 예술도시 서귀포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서귀포에 이미 지붕 없는 미술관 프로젝트로 많은 작품들이 거리에 만들어 졌으나 홍보 부족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 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 유토피아로의 한 작품

원지사도 이미 서귀포의 지붕 없는 미술관 유토피아로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들었으나 이번 스페인 빌바오시내 설치되어 있는 45개의 미술조각품들로 구성된 'Outdoor Art'를 보고 “제주도에도 '지붕 없는 미술관'설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 하니 참 씁쓸하다.

 

미술관 설치가 고민이 아니라 관리 운영 홍보를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서귀포시에서는 예산이 부족하여 문화 해설사들이나 관리 운영비조차 제대로 쓸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운영관리 위탁 사업을 비영리 단체에게 맡기겠다고 한다.

수익이 생길 수 있게 하면 앞으로 서귀포시가 지속적인 운영비를 쓰지 않아도 될 것이고 영리업체는 수익을 만들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접목시킬 것이며 홍보도 자연스럽게 할 것이다.

굳이 비영리 단체에게 인건비를 주면서 위탁을 하는 이유를 묻고 싶다.

 

밥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이 ‘예술에는 관심 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후진국인 것이다.

제주도 출신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문화를 선보이는 예술의전당 고학찬사장은 “예술은 눈과 귀가 부른 일이다.” 라고 말했다. 아무리 가난해도 은지에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이 대한민국 예술의 수준을 높여 놓았듯이 이제 눈과 귀에 모든 국민이 즐거워 져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이왕이면 제주도민들이 먼저 그 수준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멀리보고 천천히 걷다보면 꽃도 보이고 새도 보이고 풀도 보인다.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 제주인가?

이경화 발행인  sabina@jeju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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