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제주여행(올라 HOLA!)

광양 보성시장에서 발견한 새빨간 보석 ! 정선애 기자l승인2015.06.01l수정2016.01.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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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시장 ‘맛집’이라면 뇌리를 스치는 음식은 단연 순대다.

제주시 보성시장 입구, 순대의 틈을 비집고 들어선 퓨전 푸드레스토랑이 있다.

빨간 벽의 외관이 행인을 유혹하듯 손짓하는 올라 H0LA! 스페인어로 ‘안녕’이라는 뜻을 가진 이 곳은 제주 젊은이 두명이 손을 잡고 문을 열었다.

소위 육지 사람들이 제주에 내려와 거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그네들이 제주에 터를 잡고 이색 요리점을 열거나 특별한 외관의 까페, 제주 가옥을 리모델링해 제주사람도 잊었던 제주 분위기를 한껏 선보이고 있다.  자신만의 분야를 해당 점포와 연계시켜 제주 관광의 또 다른 핵으로써 제주에 온김에 한번은 들렸다 가야할 곳으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주요 상권을 등지고 자가가 없으면 찾아 가기도 힘들 듯한 교외에 자리를 잡아 '끌리면 오라'는 당당함으로 식도락 탐방가들에게 기대반 설렘반을 안고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든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각종 SNS를 통한 홍보전략으로 소규모 자본으로도 가게의 퀄리티를 높이며, 제주 사람이 보지 못하고 지나친 제주의 이미지를 만들어 당당히 뿌리내리고 있는 사실이 이채로우면서도 씁쓸함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보성시장 입구에 오픈한 ‘올라’는 상권의 형성세만 보아도 밥집으로 운영되기에는 약간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위로는 제주의 대학로라 불리는 시청 일대와 아래로는 쇼핑과 상가의 중심인 칠성통 일대를 잇는 광양 일대지만 주변 사람을 유인할 정도의 음식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곳도 아니며,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도 아니다. 더욱이 올라 맞은 편 안쪽 거리는 새벽녘에야 사람들이 모여드는 유흥주점 일대로 낮 보다는 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거리가 살아난다. 더군다나 칠성통과 시청을 있는 교량 역할을 하는 지역색이 다분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다른 목적지를 품고 지나는 행인이 오히려 많은 동네다.

이런 자리에서 야심차게 음식 한번 만들어 보자며 두명의 여자가 뭉쳤다. 육지사람들이 가져오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또 다시 도전을 던진 '올라'를 만든 것은 나이 서른 하나의 이기쁨씨와 양혜림씨다.

▲ 올라의 주인장 이기쁨씨
▲ 올라의 주인장 양혜림씨

아직 학생같은 얼굴에 순진함이 묻어나는 두 여자는 보기와 다르게 과감한 선택으로 자신들만의 가게를 보성시장 입구로 정했다.

그리고 과감한 결단은 소리 소문없이 입소문을 타고, 점심 저녁 그리고 간단한 술 한잔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인근 상가 및 거주민들, 회사원들을 서서히 끌어들이고 있는 중이다.

빨간 외벽에 검은 유리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약간 어두운 실내 분위기와 조리를 위한 부엌과 테이블 세팅이 된 로비를 가르는 그림이 그려진 바(BAR) 데스크가 이채롭다.

건물의 내벽은 동업을 하는 두 주인장이 직접 아무렇게나 페인트 칠을 해 발라낸 작품으로, 말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내벽의 색감에서 오는 웅중함이 전문인테리어업자의 손을 거친 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솜씨다. 또 건물 외벽의 빨간 페인팅도 세 번에 걸쳐 직접 작업했다고 하니 젊은 여자들이 쏟아내는 열정이 음식 맛을 보기 전부터 흐뭇하다.

오픈키친 바 앞으로 6개의 4인용 테이블이 서로의 공간을 가지며 반듯이 놓여 있다. 내부 곳곳을 꾸며낸 장식들도 모두 이들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생각하고 걸어냈다. 한 켠은 갤러리의 느낌이 물씬하고, 또 다른 켠은 천장에서 돌아가는 미러볼 하나로 분위기 넘치는 바(BAR)의 분위기를 더했다.

크로키화법이 주는 위트 있는 대상표현과 정물화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해 낸 커다란 그림 하나가 한 쪽 벽면을 떡하니 차지했다. 이 그림은 이기쁨(31)씨의 지인이 모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이기쁨씨를 그린 그림이다. 한없이 무언가를 말하는 눈빛과 과장적 이미지는 오픈키친에 그려진 즐거운 그림과 대비되어 색다른 오묘함을 전달한다.   

어린 여인 두 명이 장사하는 곳이라고 음식 맛까지 하수로 본다면 크나큰 오판이다. 제주 한라대학교 호텔조리과를 나온 이들이 장사를 위해 하던 일들을 접고 가게 임대부터 인테리어, 메뉴창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메뉴 마다 그들의 고생하나 안 들어간 것이 없음이다.

젊은 혀가 주는 매력넘치는 통통함에서 나오는 음식마다 맛깔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올라의 시그니처라 자처할 만한 주인장의 추천 음식으로 철판 함박스테이크와 삼겹파스타, 해물짬뽕라면이 식탁위로 올라왔다.

 

숙주속으로 잘 익은 새우와 꽃게 한 마리, 각종 채소 속에서 쫄깃한 면발이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이 혀의 신경돌기를 따라 입심을 자꾸 자극한다.

재료에 아낌없는 투척을 보여주는 철판 함박스테이크를 가린 버섯고명과 부드러운 감자칩, 스테이크의 달짝지근한 양념에 버무려 밥 한 숟갈을 떠먹는 감칠맛, 말랑한 삼겹살의 육즙이 배어있는 크림파스타는 잡내 없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전문쉐프를 능가하는 고품질의 맛을 제공하는 올라의 품격은 점심이 아닌 저녁에도 간단한 술안주로 베어 먹을 수 있다.

우리 음식 만들까? 라는 한마디에 2개월의 준비시간을 갖고 뚝딱 개점한 올라 !

재밌는 것, 볼만한 것, 먹을 만한 것을 추구하는 제주 젊은이들의 맛있는 행보가 이색 로컬푸드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되길 바란다.

올라는 월~ 금 오픈 오전11:30~ 새벽1:00, 토~일은 오후 5:00에 문을 열고 매달 1일은 휴무이다.

정선애 기자  jsa@jeju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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